소설

[독후감] 나의 완벽한 장례식 - 남겨진 이들을 위해 오늘을 더 사랑하는 법

북적 2026. 5. 9. 22:37

나의 완벽하 장례식 독후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예전보다 자주 장례식장을 찾게 됩니다. 어떤 곳은 깊은 슬픔으로만 가득 차 있고, 어떤 곳은 슬픔 속에서도 고인과의 추억을 나누며 웃음꽃이 피기도 합니다. 고인이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지,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어떤 마음인지에 따라 장례식장의 공기는 매번 다르게 다가옵니다.

오늘 소개할 책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귀신을 보는 주인공 '나희'가 병원 매점에서 일하며 만나는 영혼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입니다. 죽음 뒤에 남겨진 간절한 한(恨)과 후회를 마주하며,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1. 떠나지 못하는 영혼들이 남긴 '사랑'의 흔적

책 속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귀신들이 등장합니다. 좁은 미용실에 홀로 남겨진 고양이를 걱정하는 사장님, 치매 걸린 아내에게 따뜻한 고깃국 한 그릇을 먹이려던 남편까지. 그들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머무는 이유는 결국 '남겨진 존재에 대한 걱정과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나에게도 갑작스러운 죽음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이제 사랑스러운 아내와 겨우 7개월 된 아기를 두고 떠나야 한다면, 저 역시 그 걱정 때문에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에게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곁에 있는 가족을 후회 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2.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안고 태어난다

"죽음은 참 다양한 형태로 불시에 찾아온다. 아마 사람의 숫자만큼 죽음의 가짓수도 많을 것이다. 누구나 자기 몫의 죽음을 목에 건 채 타고나는 법이다."

우리는 흔히 노환으로 인한 평온한 죽음을 꿈꾸지만, 사실 죽음은 예고 없이 찾아오곤 합니다. 정해진 순서도, 정답도 없는 죽음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지금 이 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뿐임을 깨닫습니다.


3. 슬픔을 안고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법

주인공 나희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합니다. 나희가 슬픔을 극복해서가 아니라, 그 슬픔을 안고도 건강하게 사는 법을 배웠을 뿐이라고요.

이 대목에서 저의 개인적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예민한 시기에 아버지를 여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슬픔이 다 씻겨 나갔다고 생각될 때마다 아버지는 한 번씩 꿈속에 나타나시곤 합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슬픔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리움과 함께 우리 삶의 일부로 남는다는 것을요. 나희처럼 그 슬픔을 내 삶의 한 조각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품은 채로 묵묵히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 남겨진 이들의 숙명인지도 모릅니다.


✍️ 마치며: 완벽한 장례식은 '오늘' 만들어진다

책의 제목처럼 '완벽한 장례식'이란 무엇일까요? 아마도 떠나는 이가 아무런 미련 없이 눈을 감고, 남겨진 이들이 고인을 기꺼이 추억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장례식일 것입니다.

그런 장례식을 위해서는 오늘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7개월 된 아이의 웃음소리와 아내의 따뜻한 눈빛이 가득한 오늘, 저는 제 몫의 삶을 조금 더 정성껏 채워보려 합니다.